독일 최고봉 추크슈피체 등산 도전기를 끝내보려한다. 첫 시작의 비장함은 귀찮음과 현실의 무게에 눌러버려 이제서야 막을 올린다.. 디테일함을 전달하고 싶어 여러 글로 작성한다는 것이 참으로 오래 끌렸던 것 같기도 하다.
이전 글의 추크슈피체 산장을 마주하고, 그 장소에서 약 10분간 휴식을 취했다. 사실 이 장소에서 휴식을 취한 것은 자연의 풍경을 바라보고, 주변 사람들이 무슨 행동과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서 길게 쉬어보았다. 그리고, 고도가 높아질 수록 자외선이 강해지기 때문에 선크림을 다시 바르는 재정비를 하였다.
그리고 출발했다. 정확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산장에서 약 1시 30분쯤 출발했던 것 같다.
산장에서 출발한 뒤에, 위 사진과 같은 풍경이 진해지면서, 날이 점점 흐려지며 안개가 가득해졌다. 특히, 공기도 차가워지는게 눈 앞에는 점점 눈이 보였다. 그 경사 또한 높아 산행 난이도는 더욱이 증가한다.
당시, 9월 추크슈피체 정상 모습은 내가 예상하지 못한 날씨었기에 눈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었기에 너무 당황스러웠다. 추크슈피체 보다 더 높은 후지산을 두 번 이상 등산했던 경험으로 9월은 눈이 없는 날인데, 하필 등산 전 날 눈이 온 것이다.
눈이 생각보다 많이 왔고, 이를 예상하지 못한 나는 아이젠도 없이 이 길을 걷는게 상당히 불안했고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앞을 나아갔다. 스틱조차 없어 언제 미끄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산행이었다. 그런데 이 길이 상당히 길다는 것이 정말 두려웠고 안개로 인하여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힘든 산행에도 옆에 펼쳐진 풍경은 정말 멋있었다. 저 가까워 보이는 정상을 향해 뛰어가고 싶었는데 .. 하하.
한참을 걸은 것 같지만, 정상까지 1시간 30분 정도 남았다는 이정표가 있다. 이때 아마 2시 30분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올라갈 수록 시야는 좁아졌고 9월 말에 많은 눈을 보았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계속 앞으로 전진했다. 얼마나 걸었는지는 모르겠다. 눈 길을 꽤 걷다 보니 추크슈피체 정상 바로 아래의 케이블카 탑승 장소가 보였고, 많은 사람들이 정상까지 도전하지 않고 이곳으로 몸을 돌린다.
케이블카 타는 곳을 지나 15분 더 걸었을 때, 추크슈피체 정상 400m 전을 마주했다.. 저 오르막길을 조금만 올라가면 정상을 마주하는데 상당한 경사가 이어진다.
계속해서 눈이 쌓인 정상 경사를 올라갔었다. 경사가 약 60도 이상 되는데, 눈이 많아 너무 미끄러운데 아이젠과 스틱이 없던 나는 계속 미끄러져 오르지 못했다. 정말 300 m만 가면 정상인데..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나는 자연 속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크게 느꼈다.. 올라갈 수 있는 힘은 있었는데..
정상 가는길 경사에 있는 길은 자잘한 모래 길이라 푹푹 파이고, 미끄러지기 좋은 길이여서 스틱이 있어야 오를 수 있다. 나는 정말 100m 정도 네 발로 기어 올라갔는데 더 좋아질 기미가 안보였다.. 그리고 그 곳에서 멈춰 앞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추크슈피체 정상 아래의 케이블카 탑승 장소가 보였다.
더 이상의 무리할 수 없다고 느껴, 기차를 타고 내려가자는 결심을 했다.
케이블카 탑승하는 것을 마음먹고, 약 20~30분 걸어 내려와 케이블카 및 기차 탑승 장소에 도착했다. 날씨가 점점 안좋아 지고 있는데도 케이블카는 날씨와 무관하게 영업하고 있다.
기차 탑승 장소 뒷 편으로 풍경을 보는 곳과 산책로(?)가 있어 보이는데, 날씨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이곳에서 고프로를 이용해서 개인 사진을 위와 같이 찍었다. 평생 간직할거다.
이로써 추크슈피체 등산은 끝이 났다. 나는 기차를 타고 내려가며 이 곳의 많은 자연을 보았으며, 조금만 내려갔는데 날이 너무 맑아서 정상 근처에서의 좋지 않은 날씨에 정말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 또 오라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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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크슈피체는 2023년 9월 말에 도전했다. 2024년 12월에 그때의 산행을 마무리 하는데, 지금 나는 2025년 독일에서 6개월 연수가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23년 나는 독일에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내가 계획하지 않았는데 이곳에 6개월 가야하는 것이 추크슈피체를 다시 가야할 명분이 생겼다.